Showing posts with label film archiving.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film archiving. Show all posts
Tuesday, September 2, 2014

필름의 미래를 진단하다

필름 아카이브 :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잇는 가교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는 영화가 필름으로 상영되든 디지털로 상영되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극장의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필름과 디지털 영화의 화질이 극장 경험 자체를 완전히 바꿀 만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제작과 배급에 있어서는 디지털로 인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필름 아카이브에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그 중심에는 필름 아카이브의 핵심 업무인 영화의 “보존”에 있다. 즉, 영화를 담아 두는 아날로그 필름의 계속적인 생산은 불투명하고, 디지털 영화 파일은 보존하기에 불안정하다는 점에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영화를 영구보존하기 위해 파주에 제2보존센터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곳을 아날로그 필름과 디지털 영화의 보존을 위해 설계를 마쳤다.
그 중에는 필름 현상소를 설치할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하지만, 필름의 생산이 곧 중단된다면? 영화의 보존 매체로 여전히 필름이 유효한 것일까? 디지털 시대에 필름 현상소가 필요한가? 여전히 많은 궁금증이 있다. 디지털로 인한 환경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 동향을 조사해보고 외국의 필름 아카이브 관계자들의 의견도 들어보았다.
 
- 조 사 처 -
ㅇ 미국 : Kodak, George Eastman House,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Film Archive, National Audio-Visual Conservation Center-Packard Campus (The Library of Congress),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University
ㅇ 프랑스 : CNC film lab, Cinematheque Francise
ㅇ 네덜란드 : EYE filmmuseum
ㅇ 일 본 : National Film Center
ㅇ 홍 콩 : Hong Kong Film Archive
ㅇ 호 주 : National Film and Sound Archive
 
필름 제조사는 영화용 필름을 계속하여 생산할 것인가?
 
미국 코닥(Kodak)사의 필름 사업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동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인카메라(Incamera)에서 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닥은 미국의 6개의 스튜디오와 계약을 통해 필름을 공급하고 있어 영화용 필름 비즈니스를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있는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영화산업에서의 보존과 복원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 가지 종류의 자산 보호 필름군(Asset Protection Films)을 출시하는 등 코닥은 필름 생산을 통해 영화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능력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필름 아카이브 관계자들은 생각이 달랐다. 영화용 필름과 현상에 필요한 제품들이 언제까지 생산될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다.
 
코닥은 필름으로부터 이익을 창출하는 한 필름 생산을 계속할 것은 매우 명료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면 언제라도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예견한다. 미국에서는 주요 헐리우드 필름 스튜디오와 아키비스트, 민간 필름업체, 후반 영상 업체들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오고 있는데, 코닥에서는 수년 내에 필름을 생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코닥이 보존 목적의 필름을 계속적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관계자도 있었지만 대부분 “예측이 불가능하다.”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라는 답변이 많았다.
 
한편, 대부분이 흑백필름은 생산이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닥, 후지 등의 기존 제조사들이 있고, 터치스크린을 제작하는 장비와 흑백필름을 생산하는 장비가 같은 데다가 컬러필름에 비해 제조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다른 회사가 뒤를 이어서라도 필름을 공급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독일의 ORWO사가 흑백 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영화필름이 보존 마스터 포맷으로써 여전히 유효한가?
 
디지털 시대에 영화용 필름이 영화를 담는 보존 마스터 포맷으로써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했다. 대부분의 필름 아카이브들이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필름이 더 이상 생산되어 이용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미 디지털 영화의 보존 업무로의 전환을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기도 했다. 한편, 디지털 영화의 경우에는 셀룰로이드 필름을 적절한 보존 형태로 여기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디지털로 제작된 영화는 어떻게 보존하는가?
 
디지털로 제작된 영화는 하드 디스크, LTO((Linear Tape Open) 테이프로 저장하거나, 로봇화된 데이터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운영하기도 한다. 선별된 디지털 영화에 대해 필름으로 만들어 두는 곳도 있지만, 디지털 영화는 디지털로 저장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극장에서 개봉하는 모든 영화필름을 필름에 옮겨 납본하는 법적의무를 지우고 있다.
 
아카이브 내에 현상소를 운영할 의사가 있는가?
 
미국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미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 UCLA 영화 텔레비전 아카이브(UCLA Film & TV Archive)에서 현상소를 운영 중이며, 포토캠(Fotocam), 컬러랩(Colorlab) 등 전역에 필름 현상소가 존재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이마지카 현상소를 비롯해서 5개의 현상소가 운영되고 있다. 당장 모든 현상소가 운영을 중지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만일을 가정한다면 대부분의 필름 아카이브들이 현상소를 인수하여 운영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뉴질랜드 필름 아카이브(Archives New Zealand)는 최근 자국의 필름 자료들을 보존하기 위해 아카이브 내부에 필름현상소를 구축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포스트 프로덕션 스튜디오인 파크 로드 포스트(Park Road Post, 이하 PRP)가 필름 현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뉴질랜드 필름 아카이브는 필름을 디지털로 변환하여 보존하는 비용, 해외 현상소를 이용하는 방법, PRP로부터 필름 현상소를 인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였고 결국 PRP의 장비와 기술자들을 인수하여 내부 필름현상소를 구축하게 되었다.
 
한편, 네덜란드의 아이 필름 뮤지엄(EYE Film Museum)은 현상소 시설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여러 번 검토하였고, 경제적으로 실현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캐너, 디지털 복원, 및 후반작업 과정 등 디지털 워크플로우는 인수하여 디지털 작업은 자국에서 수행하고, 필름의 경우 복원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특정 장비 구성이나 전문성을 갖춘 해외 현상소를 이용하고 있다.
 
과도기의 필름 아카이브 과제
 
이상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닥에서는 필름 생산을 계속하겠다고 공표하고 있고, 필름을 공급할 수 있는 군소 필름 제조사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해외 아카이브들도 자국 내 현상소가 없어진다면, 필름의 영구보존을 위해 자체적으로 필름 현상소를 운영하려는 의사가 있었다.
 
한국에서의 영화의 디지털 보존비용과 필름 보존비용을 비교해 보았는데 디지털 보존비용이 1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현상소를 이용하는 방안도 함께 조사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주요장비를 무상으로 인수하였기 때문에 5년이 지나는 시점부터는 자체 현상소를 운영하는 것이 예산상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제반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현시점에서는 필름 현상소를 구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난 한국영상자료원 창립 4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아카이브를 고민하다”에 참석한 미국 뉴욕대학교에의 하워드 베서(Howard Besser) 교수는 매체의 변화가 필름에서 디지털로 변하는 시기에 그 과도기를 이어주는 역할을 아카이브가 해야 한다고 하였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품어야 하는 현실. 구태해보이지만 필름 아카이브의 숙명이 아닐까?
Monday, September 16, 2013

디지털 시대의 필름 현상소의 의미

영화진흥위원회 현상소 기자재를 인수하며
 
디지털 기술은 한국의 영화 산업을 한마디로 “재편”했다. 영화 후반작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수년 전부터 디지털 인터미디에이트라는 용어의 확산과 함께 필름 현상소라는 단어 앞에는 “전통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바다 건너 코닥의 위기설이 돌았고, 급기야 올해에는 국내에 모든 필름 현상소들이 문을 닫았다. 언제나 그렇듯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는 갑작스럽기만 하다.
 
지난해부터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인화 현상기자재의 인수 문제로 기관 간 실무 협의를 계속해 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부산 이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필름 현상소 기능까지 옮겨 가는 것은 큰 짐이 된 것이 분명하다. 사실 영화산업 진흥의 견지에서는 그 시대적 소임을 다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영화필름은 온습도에 취약하고, 시간이 지나면 퇴색될뿐더러 초산화 현상 등으로 인해 변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변질에 대비해 보존용 사본을 만들어 두는 “영화필름 복원 복사 사업”을 매년 추진해왔다. 오랫동안 이 임무를 같이 해왔던 사업 파트너인 필름 현상소들의 폐업은 큰 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해외에 일을 맡기기에는 몇 배의 노력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영화진흥위원회의 현상사업 종료 결정은 관련 기자재의 자료원 무상이관 논의로 발전했고, 이는 우리 본연의 임무를 더욱 충실히 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외국의 경우 영국 국립필름 & 텔레비전 아카이브, 미국 의회도서관, 호주 국립필름 & 사운드 아카이브, 프랑스 CNC 아카이브, 러시아 고스필모폰드 등이 오래 전부터 자체 필름 현상시설을 갖추어 보존용 사본을 만드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필름의 광학 복원 사례들도 자체 아카이브 시설을 갖춘 곳에서 주로 전파되었다.
 
원론적인 문제를 짧게 짚어보자. 디지털 시대에 영상자료원은 왜 필름 현상소를 운영하려고 하는가? 하는 것이다. 영화용 필름은 적정한 온습도에서 보관 시 수백 년을 보존할 수 있는 보존성이 검증된 매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시네마 파일에 대해서도 영구 보존을 위해 영화를 필름에 담아 두는 것이 안정성뿐만 아니라 경제성의 측면에서도 최선의 방안으로 인정되고 있다.
 
우리의 영화필름 복원 복사사업의 경과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필름 컬렉션 중에는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만 있고, 극장 상영을 위한 프린트 필름이 없거나 혹은 있더라도 상태가 나쁜 경우가 많았다. 과거에는 영화 평론가, 영화사 연구자, 프로그래머 등의 요구로 상영용 프린트 필름을 주로 만들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영화필름 복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보존용 사본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아래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필름의 보존용 사본이 필요한 대상은 4,225편이며 그 중 800편에 대해서는 보존용 사본을 확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425편에 대해서는 필름의 훼손도를 파악해서 사본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번호
필요 작업 내역
색채
대상
보유
잔여
1
유일본 프린트 필름 복원
흑백
90
80
10
컬러
186
61
125
2
듀프 네거티브 필름 인화·현상
흑백
255
47
208
컬러
419
275
144
3
마스터 필름 인화·현상
흑백
279
207
72
컬러
2,848
125
2,723
4
테크니스코프 네거티브 필름 인화·현상
컬러
148
5
143
 
계
 
4,225
800
3,425
 
영화필름 복원복사 사업의 경우에 자료원은 필름 보수와 세척을 진행하고 외부 필름현상소는 인화 현상을 맡아 왔다. 외주 사업은 여러 측면에서 장점도 있지만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왜냐하면 품질 제고를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테스트를 필요로 하지만, 현상소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돈이 되지 않는 자료원의 일은 언제나 부차적인 사업일 뿐이었다. 결국 품질은 타협의 결과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오랫동안 자체 현상소를 운영하길 고대했다.
 
막상 영화진흥위원회의 기자재의 인수 문제가 테이블에 차려지자 선뜻 결정을 내리기쉽지 않았다. 사실 자료원에서는 필름 현상소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고, 노후된 장비를 다시 설치해서 운영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작년에 영화진흥위원회의 장비 인수 검토를 위해 전문가들을 모시고 자문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자문위원들은 비록 아날로그 장비들이 내구연한이 지났으나 부품 조달이 가능하고, 현상기는 스테인레스 재질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해 주셨다.
 
이번에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인수하게 될 물품들은 인화, 현상, 폐수처리 관련 기자재이다. 인화 쪽은 특수효과 인화기, 밀착 인화기, 스텝 옵티컬 인화기, 저속 인화기가 대상이다. 복원이 필요한 필름들은 훼손이나 수축과 같은 이유로 옵티컬, 저속 인화기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장비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색보정기를 비롯해서 컬러 네거티브 현상기, 컬러 포지티브 현상기, 흑백 현상기, 조약 시설도 함께 인수할 예정이다. 이 장비들을 신규로 도입하려면 약 50억 ~ 60억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기관 간 협력으로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기자재 인수는 앞으로 많은 일들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 기자재들은 다른 장소에 일시 보관되었다가 2015년에 완공될 파주보존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우선 이 복잡한 장비들을 설치하는데 있어 골머리를 앓을 것 같고, 그 후에는 테스트 및 안정화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편으로는 운영을 위한 예산과 인력 정원을 확보하는데도 주력해야 한다.
 
필름 현상시설을 갖추고 운영한다는 것은 영화필름의 복원과 보존 부문에서 연구와 기술을 축적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하며 이는 곧 보존용 사본과 복원 결과물의 향상으로 귀결될 것이다. 파주보존센터의 완공과 함께 아날로그부터 디지털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가져 명실상부한 선진 필름 아카이브의 반열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Friday, May 3, 2013

광학 복원, 그 순탄치 않은 여정


최초의 한홍합작 영화 <이국정원>을 복원하며
 
지난 4월 4일에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한 최초의 한홍합작 영화 <이국정원>(1957)의 기자 시사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참석자들로부터 복원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어 행사장에 있었지만, 발굴과 영화사적 의미만 다루어졌었다. 이 기회에 <이국정원>의 광학 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다루어보고자 한다.
 
2012년 5월에 홍콩으로 출장을 간 직원들이 필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오리지널 네가필름 10권 중에 2권을 한국으로 가져왔다. 필름이 담긴 캔을 열어보니 수축, 필름 베이스 연성화, 곰팡이 서식, 이멀젼의 화학적 가수분해, 칼라 퇴색 및 유실 등 그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보유한 인화 장비들로 테스트를 하려고 했으나 필름의 수축도(1% 이상의 수직 수축, 2mm 이상의 수평 수축)가 높아 국내에서 복원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해외 복원처인 일본의 이마지카 현상소에 의뢰하자, 필름의 손상 가능성 및 수축도가 높아 옵티컬 인화를 하되 웨트 게이트는 쓸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왔다. 보통 필름 복원시 화질 개선을 위해 웨트 게이트를 쓰는데 이마저도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마지카 현상소와 협력하여 손상 부분을 보강하고, 필름을 세척하고, 다양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최선을 다해 복원하기로 했다.
 
한 달여가 지나서 일본으로부터 복원된 마스터 프린트를 받아 검수해보니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좋지 않았다. 필름을 일본으로 보내기 전에 우리가 디지털로 스캔한 영상과 비교해봐도 차이가 확연했다. 복원을 위해 수천만원을 이미 지급한 상태인데 결과물은 이러하니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둘러 디지털 스캔본과 광학복원본의 비교 영상을 만들어 보냈더니 이마지카 측도 매우 당황해하며 다시 복원 방법을 연구해 보겠다고 했다.
 
마침 일본의 복원 코디네이터인 아키라 사카구찌씨가 부산영화제에 참석한다고 해서 미팅을 가졌다. 이마지카에서는 필름 손상 우려 때문에 옵티컬로 인화했더니 영상이 너무 안 좋았고, 테스트를 해보니 웨트-밀착식 인화가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필름의 상태가 매우 안 좋은 부분은 드라이 게이트를 쓸 수밖에 없고 영상품질이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원 방법에 대한 협의는 잘 진행되었으나, 한 시간여의 회의가 끝나도록 재작업 비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돌직구를 던질 수밖에. 재작업 비용은 어떻게 할까요? 라고 물었더니 그 비용은 이마지카에서 모두 부담하겠다는 화답으로 돌아왔다.
 
우리 자료원과 이마지카는 테스트 결과물들을 확인하고 한 달여 동안 재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원본 화질에 근접한 마스터 프린트를 만들어 내었고, 이 필름으로 상영용 DCP와 한글 자막을 만들어 공개하게 되었다. 사실 광학 복원이 끝난 후 탈색, 변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복원이 가능한지도 확인해 보았다. 디지털 색보정만으로는 불가능하고, VFX 기술을 이용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뿐더러 그 품질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국정원>의 제작은 한국, 중국(홍콩), 일본의 참여로 이루어졌었는데, 반세기가 지나 이 영화의 복원 또한 그러했다는 점은 공교롭기만 하다.   
Monday, March 18, 2013

Present Status of Digital Restoration in KOFA and Its Strategy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 현황 및 전략
 
Ⅰ. 한국 고전영화의 디지털 복원의 시작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 사업은 2007년에 시작하였다. 필름 인화시 웨트(Wet) 작업을 통해 스크래치(Scratch)와 더스트(Dust)를 제거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아무래도 아날로그 복원 방식으로 보정하는데 한계가 있어 당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을 다방면으로 찾고 있었다.
 
2006년에 국내 디지털 인터미디에이트(DI) 작업이 정착단계에 있었고, 마침 헐리우드필름레코더(HFR)에서 DI의 한 프로세스로서 전문 디지털 복원 장비인 디아망뜨(Diamants)와 엠티아이(MTI)를 도입하였다. 그 이유는 네가현상을 할 때 작업환경 등의 문제로 먼지와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스크래치가 나는 경우가 있고, DI 작업처에서는 손상된 네가필름을 스캔해서 작업을 해야 되니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네가 컷팅, 촬영시에도 돌발적인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도 문제였다. 이러한 상업영화의 디지털 복원은 2004년경부터 이루어졌지만 보다 효율적인 DI 서비스를 위해 영상 복원을 위한 전문 장비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DI 작업처의 복원 장비의 도입과 함께 고전영화의 디지털 복원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2006년에 HFR과 함께 고전영화 필름에 대한 디지털 복원 테스트를 진행했고, 부산국제영화제는 우리 자료원이 대만에서 수집한 <열녀문>(1962)의 상영을 위해서 영상과 사운드 일부를 디지털로 복원했다.
 
그 이듬해인 2007년도에 비로서 한국영상자료원은 HFR과 함께 복원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필름이었던 <미몽>(1936), <시집가는 날>(1956),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부 복원했던 <열녀문>(1962)에 대한 디지털 복원을 추진하였다.
 
특히,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하녀>(1960)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이 주도하는 세계영화재단(World Cinema Foundation)에서 복원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 자료원이 WCF에서 비용을 지원받아 디지털로 복원하여 깐느 영화제에 출품하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하녀>(1960)에는 2권 분량이 손으로 그려진 영어자막이 있었는데 이를 디지털로 지우는 것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이다. 사운드 품질과 싱크 문제, 색보정에 있어 명암의 수준, 스캔 시에 나타나는 수평 라인들, 자막제거에 따른 이미지 왜곡 등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 복원작업은 품질 관리에 있어 기준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Ⅱ. 디지털 복원 장비의 도입과 운영
 
외주에 의존하던 디지털 복원사업은 우리 자료원이 디지털 복원장비들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자체작업도 가능하게 되었다. 2007년도에 2K급의 필름 스캐너(Spirit 2K DataCine)를 도입하였고, 이를 계기로 35mm/16mm 네가, 마스터, 프린트 필름의 디지털화 및 테크니스코프 필름에 대한 복원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2009년에는 문화콘텐츠산업 기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훼손된 영상의 디지털 복원 솔루션 개발>에 참여하면서 영상 복원장비인 디아망뜨(Diamants)를 비롯해 사운드 복원장비인 프로툴스(Protools)를 구축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디지털 복원 사업을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2009년에는 베이스 라이트(Baselight Ⅳ) 색보정기를 추가로 도입함에 따라 영화필름의 디지털화, 복원, 색재현 작업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DI 및 복원 시스템 구성>
구 분
사 양
용도
디지털 스캐닝
Spirit 2K
URSA Telecine
영상 스캔
사운드 픽업
편집
Avid Symphony Nitris
영상 편집
디지털 복원
Diamant
Protools
영상 복원
사운드 복원
디지털색재현
(Color Grading)
Baselight Ⅳ
디지털색재현 제어
Storage
DVS SAN
DPX Data 저장용
마스터링
(DCP)
DVS Clipster
DCP 마스터링 제작
BARCO DLP Projector
DCP 마스터링 확인용
Dolby Player
DCP 마스터링 재생 및 확인용
마스터링
(HDCAM)
Avid Symphony Nitris
HDCAM 마스터링 제작
HDW-M2000
HDCAM 마스터링 제작 및 확인용
 
Ⅲ.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 전략
 
한국영상자료원 디지털 복원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상정하고 있다. 첫 번째는 외주에 의한 디지털 복원과 두 번째는 자체적인 디지털 복원이다. 여기에 또 하나를 추가한다면,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의 추진이 될 수 있다.
 
외주 복원은 다시 디지털 심화복원과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 자료원이 대상 필름(이미지 필름, 사운드 필름)을 보수(Repair), 세척(Cleaning), 필름 스캔(Film Scan)을 실시하고, 이후의 색보정과 영상복원은 외주의 형태로 진행하면서 품질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1) 외주 디지털 복원
 
디지털 심화복원은 연간 1-2편 내외로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정상적인 관람이 어려운 상태를 가진 우수 한국영화를 프레임 단위로 복원하는 것이다.
 
<디지털 심화복원>은 대상작 선정에 있어서도 주요한 고려사항들이 있다. 우선,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연간 1편 정도만 디지털 복원을 수행할 수 있는 점이 감안된다. 이는 디지털 복원의 결과물이 대외적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의 대표적인 성과로서 나타나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따라서 작품성, 대중성 그리고 충분한 영화사적 가치를 가진 영화가 그 대상이 되는데, 한국영상자료원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이 주요한 참고가 된다. 또 하나는 물리적인 훼손도이다. 다시 말해 필름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정상적인 관람이 어려운 경우가 해당된다. 기타 고려 사항들은 필름의 디지털 복원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인가? 디지털로 복원된 이후의 활용도는 어떠한가? 등이 있다.
 
대상작이 선정되고 나면 외부의 디지털 복원업체와 함께 훼손의 정도를 분석하고, 일정한 품질 기준을 세워 프레임별 복원을 진행한다. 원본 영상의 왜곡을 최소화하면서 스크래치, 더스트, 플리커, 퇴색, 그레인, 열화, 비정상적인 자막가림 등 다양한 종류의 손상을 디지털로 복원 하는 것이다.
 
<디지털 심화복원작>
연도
복원작
2007
<미몽>(1936), <열녀문>(1962), <시집가는 날>(1956)
2008
<하녀>(1960),
2009
<연산군>(1961), <검은 머리>(1964), <들국화는 피었는데>(1974)
2010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 <만다라>(1981), <서울의 지붕밑>(1961)
2011
<혈맥>(1963)
2012
<또순이>(1963), <빨간 마후라>(1964)
 
 
디지털 리마스터링은 우수 한국영화를 디지털화하는 사업으로 프레임 단위의 복원을 거치지 않고, 네가필름을 스캔하고 DI 작업을 거쳐 상영을 위한 DCP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전에는 상영을 위한 프린트가 없거나, 상태가 나쁜 프린트에 대해서 35mm 프린트를 새로 만들어 시네마테크 영화관에서 상영해 왔다. 2011년부터는 이를 DCP로 만드는 사업으로 대체한 것이다.
 
대상작은 기본적으로 디지털 심화복원 선정 기준을 따라고 있지만, 필름의 상태가 매우 나쁘지는 않으나 활용성이 높은 영화들을 그 대상으로 한다. 즉,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상영, 영화제 상영 등 대내외적으로 활용 수요가 많은 경우, 그리고 한국영상자료원의 DVD 출시 등이 예정되어 있어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DI 작업을 통해 퇴색한 필름의 색을 보강함으로써 색재현을 할 수 있고, 사운드 복원도 거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우수한 품질의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영화감독 또는 촬영감독과 함께 자문시사를 통해 정확한 색보정 작업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했다. 매년 10편 내외에서 디지털 마스터링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투입예산과 기간대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우수 한국영화 디지털화>
연도
복원작
2011
맨발의 청춘(1964), 화녀(1971), 족보(1978), 바람불어 좋은날(1980), 짝코(1980), 고래사냥(1984),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 개벽(1991), 첫사랑(1993),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 왕십리(1976), 개 같은 날의 오후(1995)
2012
마부(1961), 산불(1967), 영자의 전성시대(1975), 이어도(1977), 겨울여자(1977), 꼬방동네 사람들(1982), 안개마을(1982)
 
(2) 자체 디지털 복원
 
전술한 것처럼 우리 자료원은 디지털 복원을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 장비들로 필름 스캔, 사운드 픽업, 편집, 복원, 색보정, DCP 제작까지 디지털 복원을 위한 전과정을 자체적으로도 진행하고 있다.
 
자체 디지털 복원 중 가장 중요한 성과는 특수필름인 테크니스코프 필름의 복원과 공개상영이다. 이만희 감독의 <삼각의 함정>(1974)을 비롯해서 매년 10편 남짓한 테크니스코프 필름들을 복원하여 공개하고 있다.
 
또한 필름 전체가 아니라, 일부 손상이 있는 필름에 대해서는 프레임별 심화복원을 내부인력과 장비로 진행하고 있으며, 디지털 마스터링도 연간 5편 정도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임권택 전작전을 위해 <만다라>(1981) 932ft 분량을 심화 복원했으며, 김수용 감독 DVD 박스세트 출시를 위해 <야행>(1977), 갯마을(1965), <안개>(1967)에 대해 기초 복원을 실시했다.
 
이러한 경험은 복원 기술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외주 사업의 품질관리에 있어 지식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디지털 복원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 디지털 복원을 위한 대외 협력 프로젝트
 
한국영상자료원의 재원으로만 디지털 복원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외부 기관들과 복원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여 그 성과를 나누어 갖는 협력 사업이 요구된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오래된 역사를 가진 제작/배급사가 아직도 있는 경우에는 아카이브와 스튜디오가 함께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한국은 대부분의 제작사가 없어졌기 때문에 디지털 복원 사업에 관심이 있는 기관들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8년도에 WCF와 함께 한 <하녀>(1960)를 비롯해서, 2009년과 2010년에는 부산영상위원회, 부산국제영화제와 <검은 머리>(1964)와 <서울의 지붕밑>(1961)을 복원한 바 있다. 올해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동서대학교, AZ Works와 함께 민․관․학이 함께 하는 아시아복원협의회를 꾸려 매년 한국고전영화를 디지털 복원하기로 하였는데 이번에 그 결과물인 <빨간 마후라>(1964)를 내놓게 되었다.
 
무엇보다 디지털 심화복원작의 편수 확대는 국내의 복원 산업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외부 협력을 통한 사업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Ⅳ. 맺음말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 현황과 그 전략을 소개해 보았다. 우리 자료원은 여러모로 아쉬운 조건 속에서 디지털 복원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고 결과물을 꾸준히 내어 놓고 있다. 한국 고전영화의 디지털 복원은 영상 자료의 안전한 보존과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활용에 기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제대로 된 복원 결과물을 위해서는 그 디지털 복원 이전에 필름에 대한 아날로그 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2015년에는 파주보존기술센터의 완공과 함께 아날로그 복원을 위한 현상소를 구축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몇 년 후가 되면 인화 현상시설과 미진한 디지털 복원 시스템을 보완하여 최고 품질의 필름 복원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13 Year Plan of Film Conservation in KOFA


<2013년 보존기술센터의 고민과 계획>
- 미래의 청사진을 마련할 첫 걸음 -
 
매년 연간 계획을 수립할 때 마다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하고자 하는 욕심에 비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그 안에서만 사업을 계획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중에서도 산업진흥 기관이 아닌 공공 필름 아카이브에서야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사업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제한된 여건 속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
 
우선 2012년도를 되돌아보면 계획에 따라 좋은 성과를 냈던 사업도 있었고, 반면 아쉬웠던 사업도 있었다. 전년도 성과의 경우 여기저기에서 이야기했으니 접어두고 아쉬웠던 부분을 살펴보자.
 
디지털 심화복원과 우수영화 디지털화 사업의 결과물이 더 나아질 수 없었을까 하는 점이다. 디지털 복원의 경우, 필름의 훼손 양태에 따라 다양한 조합의 복원툴을 적용해야 하는 어려움과 필름 스캐닝, 디지털 클리닝, 색보정, 출력까지 단계별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들이 많은데 충분한 테스트를 거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 등도 있었다. 필름과 비필름의 보존처리에 있어서도 단기 인력을 더 투입할 수 있다면 밀려 있는 많은 자료들을 후련하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2013년도의 사업을 대략 조망해보면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유일본 광학 복원, 디지털화 및 디지털 복원, 그리고 필름, 비필름 및 비디오물의 보존관리이다. 그리고 운영 인력과 예산은 변함이 없지만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고, 개선점을 찾고, 효율성을 높이는 등 변주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우선 큰 줄기 사업부터 보자. 디지털 심화복원은 <자유만세>(1946)와 무성영화인 <검사와 여선생>(1948) 이렇게 2편을 예정하고 있다. 이들 모두 관람이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훼손되어 디지털 복원이 시급한 작품들이다. 현재 <검사와 여선생>의 필름에 대한 디지털 스캔을 진행 중인데 벌써 많은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화 대상작은 우수 한국영화인 <미워도 다시 한 번>(1968, 1969, 1970) 시리즈,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 <바보선언>(1983),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바보들의 행진>(1975), <장군의 수염>(1968) 등을 비롯해서 총 20편을 예정하고 있다. 색보정 작업에는 전년도와 같이 영화감독과 촬영감독의 참여 하에 보다 원본에 가까운 품질의 디지털 상영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필름의 영구 보존을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유일본 필름 복원과 마스터 필름 복사 작업은 뜻밖의 암초에 부딪쳤다. 올해부터 재료비의 인상으로 불가피하게 제작 편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유일본 필름 복원은 <15소년 우주 표류기>(1980)와 <개구장이 천사들>(1980)을 진행하고, 보존용 흑백 마스터 작업은 <골목안 풍경>(1962) 등 17편을 제작할 계획으로 있다. 어쨌든 수 년 내에는 전체 흑백 필름에 대한 보존용 마스터 제작을 완료할 목표로 진행 중이고, 다음으로 보존용 칼라 마스터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다음은 보유 자료에 대한 보존 관리이다. 보존고 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보유 자료를 적절히 점검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점검은 추가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기존에 관리방식을 재검토 하여 실효적인 점검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필름 점검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자료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대략 상당기간 동안 점검 기록이 없던 한국영화 네가필름을 일차적인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다. 즉 이들 필름에 대해 상태 점검 및 되감기 작업을 연차별로 시행하려는 복안을 세웠다. 현 상황으로는 추진에 많은 무리가 있지만 인력이 없다고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년도에 비필름과 비디오의 보존관리를 위해 목록화, 재배가, 보존처리 방법들을 연구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약 30,000점 이상의 많은 자료에 대한 목록화와 보존처리가 완료되었고, 데이터베이스 검색 결과가 충실해짐에 따라 보유자료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영상자료원의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자료 현황의 포맷도 십 년 만에 바꾸었다.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보존-자료현황에서 볼 수 있듯이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자료 구분을 세분화하였고, 더욱 신뢰성이 높은 통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비필름 자료의 경우 문헌 자료 전체에 대한 실사, 재배가, 목록화, 보존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전년도에 어느 정도 실사가 완료된 비디오물에 대해서는 상태 점검 등 그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문헌정보학과 등에서 특수 자료의 아카이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를 반영하여 관련학과 학점 인정 등 실습 과정도 시범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는 몇 년 후를 내다보고 우리의 모습에 대해 연구하고, 그림을 그리고, 준비하려고 한다. 우선 2015년 파주로 옮기게 될 보존기술센터는 어떠해야 하는가? 그리고 단기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이다.
 
전년도에 각 공간별 설계 조건들을 마련했고, 올해부터는 각종 자료에 대한 이전 준비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리고 필름 아카이브의 기본 목적인 자료의 보존복원을 위해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하려고 한다. 영구보존을 위한 현상인화 시설과 디지털화 및 복원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현상인화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고, 디지털 복원 시스템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한 자체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뚜벅뚜벅 큰 걸음을 걸어가려고 한다.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