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5, 2012

1990년대 기획영화 시대를 자료로 만나다

2011-07-13

올해 초부터 수집부는 영화 제작사를 찾아가 한국영상자료원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는 일상적인 수집 업무가 주로 전화 그리고 택배를 통해 이루어져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점, 영화 제작사들이 필름을 위탁•기증하고 있지만 자료가 어떻게 보존되고 있는지 모른다는 점, 마지막으로 다른 자료들을 기증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피카디리극장 지하에 위치한 익영영화사와 일산 동구 라페스타에 위치한 신씨네를 방문했다.

익영영화사와 신씨네
익영영화사와 신씨네는 1990년대 상업영화를 이끈 대표적인 영화 제작사다. 마케팅 기법을 통해 관객의 취향을 분석해 신세대 부부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낸 <결혼이야기>(김의석, 1992)는 당시 기획전문사였던 신씨네에서 기획하고 익영영화사에서 제작했다. 이 영화는 그해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초반 한국영화의 제작 흐름을 바꾸어놓았고, ‘투자와 제작의 분리’ ‘프로듀서 시스템의 도입’ ‘최초의 기획영화’라는 기념비를 세웠다.
익영영화사는 <그 여자 그 남자>(김의석, 1993), <남자는 괴로워>(이명세, 1994), <세상밖으로>(여균동, 1994), <런 어웨이>(김성수, 1995), <맨>(여균동, 1995), <진짜 사나이>(박현수, 1996), <구세주>(2005, 김정우) 등을 제작했고, 2009년에는 <구세주 2>(황승재)에 투자했다.
한편 신씨네는 <결혼이야기> 이후로 <미스터 맘마>(강우석, 1992), <구미호>(박헌수, 1994), <은행나무 침대>(강제규, 1995), <편지>(이정국, 1997), <약속>(김유진, 1998), <거짓말>(장선우, 1999), <엽기적인 그녀>(곽재용, 2001) 등을 제작했다. 지금은 2012년 말 개봉을 목표로 실사영화인 <로보트 태권 V>를 준비 중에 있다.

영화 제작사들의 자료 기증
익영영화사는 지하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35mm 프린트 필름, 마스터 테이프, 트로피, 현장 스틸집, 포스터, 패널, 제작 관련 문서, 홍보자료 등 10박스 분량의 자료를 기증했다. 특히, <결혼이야기> 현장 스틸사진에는 고사를 지내는 사진도 있고, 제작 서류에는 신씨네, 박헌수 작가, 김의석 감독에게 지급되었던 제작비 내역도 확인할 수 있다. 이명세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의 제작 진행안 파일에는 제작 진행비 내역, 현장 콘티뉴이티도 있어 매우 흥미롭다. <진짜 사나이! (가제) 회의 주제>라는 서류에는 ‘영화의 주제’ ‘Target’ ‘SWOT 분석’ ‘시장 환경 분석’ ‘마케팅 전략시 고려점’ ‘Synopsis에 관하여’ ‘인물에 관하여’라는 회의 자료가 남아 있어 당시 영화가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그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신씨네의 경우 잦은 사무실 이전으로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진 않지만 창고 등을 뒤져 기증할 만한 자료들이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신씨네에서도 많은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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