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5, 2012

영화 콘티뉴이티 수집 결과 리포트

2011-01-10
보통 콘티라 불리는 콘티뉴이티(continuity)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 촬영을 위해 각 신(scene)을 연속적인 그림으로 상세히 기록한 것을 가리킨다. 콘티 작업은 주로 전문 작가에 의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데, 최근에는 영화 촬영현장에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배우의 움직임은 물론 카메라의 위치와 움직임, 조명의 위치, 배우의 의상, 헤어, 소품까지 세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영화박물관에는 김기영 감독이 <충녀>와 <화녀>를 작업할 때 다이어리에 자신이 구상한 장면을 손으로 그린 콘티가 상설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전시담당자가 2011년에 영화 콘티를 주제로 한 전시를 계획하고 있어 우선 수집 현황을 되짚어보니, 그 수량이 얼마 되지 않았다. 제작사로부터 영화필름을 납본받을 때 포스터, 스틸 등 다른 자료도 함께 기증해줄 것을 요청하는데, 콘티 북의 경우에는 영화 제작 전에 필요 수량만 인쇄해 사용하기 때문에 자료원에서 수집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두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콘티 수집에 들어갔다. 우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연락처를 확보하고 담당 직원과 함께 작업실을 방문해, 영상자료원을 소개하며 콘티 자료가 수집 보존될 수 있도록 기증해달라고 요청했다. 워낙 일정이 바쁘고 두문불출형 야간작업을 하는 분이 많아 약속 날짜를 여러 번 바꾼 끝에 어렵사리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간 강숙, 장강희, 이규희, 차주환, 박송이 작가를 만났고, 임선애 작가는 곧 만날 예정으로 있다. 다행히 이들 작가들은 본인이 작업한 콘티 파일들을 잘 보관하고 있었다.

동양화를 전공한 강숙 작가는 <장화, 홍련> <음란서생> <너는 내 운명> 등 장편 영화만 40여 편 작업했는데, 홍익대에서 전시회도 연 바 있다고 한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의형제> 등을 작업한 미술학도였던 장강희 작가는 아르바이트로 영화 일을 시작했는데, 이젠 콘티 작업이 본업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개봉한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이규희 작가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다가 콘티 작가로 변신한 경우인데, 그녀가 손으로 그린 러프 콘티는 좀 더 살갑게 다가왔다.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달콤한 인생>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을 작업한 박송이 작가와 빠듯한 작업일정 때문에 합숙하고 있는 콘티 브라더스 (www. contibrothers.com)의 차주환 작가도 기증을 흔쾌히 수락하고 분주한 와중에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증받은 콘티 자료는 다음과 같다. 

강숙 작가의 콘티 파일
<고독이 몸부림 칠 때> <그 놈 목소리><그랑프리> <그림자 살인> <내 남자의 순이> <너는 내 운명> <달려라 장미> <달콤한 거짓말> <도쿄택시> <레드아이> <마음이 2> <맨발의 기봉이> <못 말리는 결혼> <바보> <어깨너머의 연인> <어린 신부> <여선생 vs 여제자> <욕망> <우리 집에 왜 왔니> <음란서생> <이장과 군수> <장화 홍련> <제니, 주노> <죽어도 해피엔딩> <친정엄마> <폭풍전야> <해바라기> <홍반장> 

이규희 작가의 콘티 파일
<광식이 동생 광태> <두 사람이다> <비밀애> <스카우트> <오감도> <작업의 정석>. 러프콘티 : <YMCA 야구단> <후아유> <오! 브라더스> <슈퍼스타 감사용> <국경의 남쪽> <하늘정원> <광식이 동생 광태> 콘티북 <시라노: 연애조작단> <슈퍼스타 감사용> <두 사람이다> 그리고 <타짜> 디테일 콘티 등

장강희 작가의 콘티 파일
<궁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님은 먼 곳에> <백야행> <시크릿> <의형제> <조용한 세상> <추격자>

정확하게 짜인 콘티는 영화에 참여하는 스태프들에게 장면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려주고 영화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콘티 자료의 아카이빙은 연출자의 의도와 영화 제작의 한 단면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영상자료원에 대해 잘 이해해주고 자료를 잘 정리해서 기증해주신 여러 콘티 작가에게 짧은 지면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우리는 콘티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잘 보존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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